
반도체 역사가 다시 쓰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1분기 나란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양사 반도체 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9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 숫자는 세계 어느 산업, 어느 기업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록입니다.
◆ 숫자부터 보면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액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72%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사상 첫 5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입니다.
양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91조3103억원에 이릅니다. 하루 1조원씩 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영업이익률이 엔비디아를 넘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놀라운 숫자는 영업이익률입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1.5%로 사실상 전 세계 제조업체 중 1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3강인 마이크론의 67.6%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률 65.7%도 엔비디아의 65.0%와 TSMC의 58.1%를 상회했습니다.
반도체 장비를 팔지도, AI 칩을 설계하지도 않는 메모리 제조사가 엔비디아보다 높은 마진을 냈다는 뜻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이 생산자에게 완전히 넘어온 결과입니다.
◆ 왜 이렇게 잘 됐나 — D램·낸드 가격 동반 폭등
실적 호조의 핵심 원인은 메모리 가격의 이례적 급등입니다. 2026년 1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분기 대비 90~95% 급등했으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 역시 55~60%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D램은 58~63% 추가 상승하고, 낸드플래시 상승폭은 최대 70~7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순히 HBM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AI 데이터센터향 고사양 수요에서 시작된 가격 급등이 일반 서버용, 모바일용 범용 메모리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D램과 낸드 전 제품군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라 양사 모두 수량을 늘리지 않아도 수익성이 폭발적으로 개선됐습니다.
◆ HBM — 삼성은 완판,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가속
삼성전자는 "HBM4는 차별화된 성능으로 인해 고객 수요가 집중돼 당사가 준비한 캐파는 모두 완판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공급 물량이 본격 확대될 예정으로 올해 3분기부터 당사 HBM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한발 앞선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D램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같은 공정을 기반으로 이달 양산을 시작한 192GB SOCAMM2의 공급을 본격화합니다. 낸드는 CTF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의 공급을 개시했습니다.
◆ 낸드도 슈퍼사이클 합류
그동안 AI 수요의 수혜는 D램, 그 중에서도 HBM에 집중됐습니다. 낸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구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가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연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낸드 생산량의 50%를 기존 176단에서 321단으로 전격 전환하는 마이그레이션을 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AI 추론 서버에서 초대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하면서 낸드까지 슈퍼사이클에 합류한 겁니다.
◆ 에이전틱 AI 시대, 메모리 수요의 새 국면
양사 경영진이 컨퍼런스콜에서 공통으로 강조한 키워드가 있습니다. 에이전틱 AI입니다.
SK하이닉스는 AI가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의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기반이 D램·낸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메모리 효율화 기술 확산 역시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이고 전체 서비스 규모 확대로 이어져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학습 단계는 GPU 집중 단계입니다. 반면 추론 단계, 특히 에이전트가 24시간 돌아가는 에이전틱 AI 환경에서는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합니다. 이 시장이 커질수록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지속 기간이 길어집니다.
◆ 인프라 선제 투자 — 용인·청주·테일러
실적만큼 중요한 것은 미래 투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청주 M15X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준비 그리고 EUV 등 핵심 장비 확보를 위해 투자를 크게 늘릴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공략에 속도를 냈습니다. 테일러 1공장은 장비 반입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예정대로 2026년 가동 및 2027년 양산 개시 이후 단계적으로 2나노 캐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연간 500조 시대 열리나
1분기 합산 91조원을 달성하면서 두 회사의 반도체 사업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50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합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00조원(전년 대비 359% 증가)으로, SK하이닉스는 170조원(전년 대비 260% 증가)으로 각각 제시했습니다. 두 회사 합산 370조원, 여기에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를 상회하는 반도체 업황의 전형적 패턴을 감안하면 500조원도 허황된 숫자가 아닙니다.
◆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금 실적 슈퍼사이클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두 가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하나는 하반기 HBM4 공급 확대 여부입니다. 삼성의 HBM4 완판 발언과 SK하이닉스의 HBM4E 로드맵이 실제 매출 반영으로 이어지면 3분기 실적이 또 한 번 사상 최대를 갈아치울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2분기 D램·낸드 가격 추가 상승 지속 여부입니다. 현재 트렌드포스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2분기 실적은 1분기를 넘어설 것이 유력합니다.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신규 진입 시 분할 매수 관점이 합리적이며, 양사 모두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장기 보유 매력도 높습니다. 이 글은 투자 참고용이며 투자 결정은 본인 판단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국내주식 > 코스피 종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LS일렉트릭,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 3200억 수주 | 이달 누적 5000억 돌파, 배전 슈퍼사이클 최대 수혜주 (0) | 2026.05.04 |
|---|---|
| SK스퀘어 시총 3위 등극, 황제주 목전 | 직원 84명이 만든 111조 기업의 선순환 구조 (1) | 2026.05.04 |
| HPSP, 반도체 장비 최강 수익성 재평가 시작 | 영업이익률 50%의 독점 장비사, 2년 성장 정체 끝났다 (0) | 2026.04.27 |
| 두산, SK실트론 인수 이달 마무리 | FI 없이 홀로 3조 조달, 반도체 수직계열화 완성되나 (0) | 2026.04.27 |
| GS건설 정비사업 수주 4조 돌파 선두, 대우건설 2.2조로 맹추격 | 2026년 건설 수주 판도 (0) | 2026.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