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서 계약 체결

2004년부터 시작된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됩니다. 네 번의 좌절 끝에 오늘, 본계약서에 서명이 찍혔습니다.
◆ 오늘 무슨 계약을 맺었나
포스코는 4월 20일 현지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습니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투자금액은 총 약 10조 7,542억원입니다.
포스코는 이번 사업에 절반인 약 5조 3,650억원을 투자합니다. 체결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 어떤 제철소가 들어서나
신설 일관제철소는 고로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고급강 생산이 가능한 제선·제강·열연·냉연·도금 공정을 모두 갖춘 조강 600만톤 규모의 상하 공정 일관 생산 체제로 건설됩니다.
위치는 인도 동부 오디샤주입니다. 철광석 광산과 가까운 데다 물류·전력 인프라 활용이 용이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규모를 가늠하자면, 세계 최대 제철소인 광양제철소(약 2,100만톤)와 포항제철소(약 1,770만톤)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단일 제철소로는 상당한 규모입니다. 착공 후 약 48개월의 공사를 거쳐 2031년 준공이 목표입니다.
◆ 20년 만에 이룬 결실
이번 계약이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그 긴 여정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도 상공정 진출을 시도했지만, 부지 확보와 파트너 선정 등의 문제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제철소가 들어설 오디샤주는 2005년 처음 진출을 추진했던 곳이지만 주민 반대와 정책 변화, 합작 파트너 문제 등이 겹치며 네 차례나 사업이 좌초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포스코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상공정 직접 진출 대신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하공정 투자로 기반을 다지면서 JSW그룹과의 신뢰를 차근히 쌓아왔습니다. 2022년 포항제철소 침수 당시 JSW가 설비를 지원해 조기 복구를 도운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위기 때 손 내밀었던 파트너가 20년 숙원을 함께 이루는 동반자가 된 것입니다.
◆ 왜 지금, 왜 인도인가
포스코는 인도가 빠른 경제 성장과 도시화, 제조업 확대 등으로 철강 소비 증가율이 수년간 10%를 상회하는 등 자동차·가전용 고급강 시장이 확대되고 고부가가치 강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왔습니다.
14억 인구에 제조업 굴기가 맞물리는 인도는 중국 이후 철강 시장의 최대 성장지로 꼽힙니다. 포스코가 고급 자동차강판 등 중국 기업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타이밍도 절묘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과 맞춰 체결식이 이뤄지면서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에 정부 외교가 든든한 뒷받침이 됐습니다.
◆ 친환경까지 잡는다
포스코는 저탄소 조업 기술과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적용하고, JSW가 보유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일부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인도 정부의 그린스틸 분류체계에 부합하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포스코가 해외에서 벌어 국내 친환경 전환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도 제철소에서 수익이 나오면 그 자금이 국내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단기적으로는 5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재무 부담으로 읽힐 수 있지만, 2031년 준공 이후 인도 고급강 시장을 선점했을 때의 장기 성장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포스코 주가의 중장기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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