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코스닥이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200선을 돌파한 겁니다. 반도체 소부장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 오늘의 숫자
코스닥은 4월 24일 전장보다 29.53포인트(2.51%) 오른 1203.84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는 2000년 8월 4일 이후 약 2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코스닥이 1200선 위에서 장을 마친 것 자체가 사실상 처음입니다. 닷컴버블 당시 코스닥은 2000년 3월 최고 2,925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처참하게 무너졌고, 이후 26년간 1200선은 넘기 어려운 벽이었습니다.
◆ 무너졌다가 다시 오른 배경
코스닥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월 27일 1192.78을 찍은 후 지난달 4일 978.44까지 밀리며 1000선을 내줬습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10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코스피에 비해 상승세가 완만해 전날까지 1170선에 머물며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반도체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코스닥에 상장된 소부장주와 바이오주 등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25년여 만에 1200선을 뚫었습니다.
◆ 누가 샀고, 누가 팔았나
오늘 수급이 흥미롭습니다. 4월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은 반도체 소부장 종목을 팔아치우고, 외국인과 기관은 이를 매수하는 손바뀜 장세가 연출됐습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동진쎄미켐(1517억원), 서진시스템(1045억원), 하나마이크론(942억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관 투자자 역시 반도체 소부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으며, 기관 순매수 1위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전문기업 ISC(1991억원)가 차지했고, 심텍(1083억원), 테스(912억원)가 뒤따랐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소부장에서 회수한 자금을 이차전지와 바이오, 로봇 섹터로 투입했습니다. 4월 들어 개인 순매수 1, 2위는 나란히 에코프로(3266억원)와 에코프로비엠(2479억원)이 차지했습니다.
기관·외국인이 소부장을 담는 동안 개인은 차익실현 후 다른 섹터를 찾아 나선 구도입니다.
◆ 소부장 고점론, 아직 이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IT 지수는 올해 들어 60% 상승했고, 주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역대 최대치에 위치해 있다"며 "역사적으로 메모리 업사이클 구간 반도체 업종 주가는 강한 동행성을 보였고, 여전히 소부장 업종의 밸류에이션 고점을 논하기엔 이른 시기"라고 진단했습니다.
반도체 CAPEX 확대, AI 수요 폭발, NAND 투자 재개까지 겹치면서 소부장 슈퍼사이클 논리는 당분간 유효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코스닥 1200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26년간 천장이었던 선이 뚫렸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변했다는 뜻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소부장을 담는다는 것은 이 섹터를 장기 실적 성장 구간으로 본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개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미 밸류에이션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신규 진입 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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